작문의 즐거움
글을 쓸 때마다 그런 생각을 해 본다.
좋은 글을 쓰기 위해서 뭘 어떻게 해야 할까
그럴 때마다 생각나는 말, 흔히 듣는 말이 있는데
많이 읽고 많이 생각하고 많이 써보라는 것이다.
작문에 서툰 이들에게 이러한 지침은 거의 진리에 가깝다.
다른 이들이 쓴 글들을 많이 접하고 생각해 보아야
자신도 엇비슷한 글을 쓸 수 있을 테니까 말이다.
이는 아이들이 언어를 배우는 과정과도 무척 흡사하다.
주변 사람들에게 수없이 반복해서 들은 표현을
마침내 제 입으로 내기까지 겪는 과정.
통용되는 단어를 익히고 이를 사용해 내 생각을 말로써 표현하는 것.
작문도 이와 같은 과정이 필요하다.
와~ 그럼 말 배우듯 하면 글쓰기도 쉽겠네요, 깔깔
안됐지만 글을 쓴다는 건 대체로 말하는 것보다는 어렵다.
다른 사람과 얘기를 나누다 보면 순서를 생략하는 경우도 많고
상대의 반응에 따라 같은 말을 반복하는 경우도 많다.
즉, 두서가 없고 앞뒤 살필 여유 없이 즉흥적으로 말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작문(作文)은 다르다.
상대와의 상호작용 없이 작자가 전하고자 하는 내용을
작자만의 방식에 따라 기술한다는 점이 가장 큰 차이다.
이는 마치, 혼잣말과도 비슷하다 볼 수 있다.
그런데 그 혼잣말이 한 두 마디로 끝나지 않는 경우가 많고,
내용이 길어지니 아무렇게나 늘어놓으면 이게 무슨 말인지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도 생긴다.
그래서 글에는 나름의 형식이라는 게 존재한다.
글의 목적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은 문장과 문장이 모여 문단이 되고 문단들이 모여 하나의 챕터가 된다
이들을 의미 있게 연결해 줄 단어도 필요하다.
서론과 결론이 있고, 결론을 확실히 전달하기 위한 문단의 구성 요소도 있다.
작자가 어떤 메시지를 갖고 장문의 글을 쓰며 이를 적절히 배치하는 일은
건물을 올리는 것과도 닮아 있기에
누군가는 이를 빌드업(build up)이라 표현하기도 한다.
건물이 무너지지 않게 잘 빌드업하려면 기초부터 탄탄히 다져야 하는 게 원칙이니
좋은 글을 쓰려면 기본적인 기술부터 익혀야 함이 마땅하다.
필자는 서두에서도 말했듯
글을 쓰는 것은 말을 배우는 과정과 유사하다고 하였다.
아기들은 일단 듣기부터 먼저 시작한다.
작문의 시작점에 있는 이들도 똑같이 해야 한다.
작가들이 써놓은 글을 읽으며 그들이 어떻게 표현하는지 보아야 한다.
그래서 다독(多讀)이 중요하다.
가능한 많은 어휘와 문장을 접해 표현의 범위를 넓히고
사고의 폭 또한 넓어지면 많은 생각(多想)을 하게 되어
글은 자연스레 풍부한 내용을 갖게 될 것이다.
이를 세련되게 다듬는 법 역시 다작(多作)을 통해 익혀 나가게 될 것이다.
또한, 그 과정에서 겪는 어려움은 어느 순간 즐거움으로 바뀔 것이다.
작문에 대해 다른 누군가는
명문, 명작을 쓴 천재적 작가에 대해서 얘기하곤 하는데
모든 예술에 정점이 있듯, 글이라는 분야에도 그러한 것이 있기는 하다.
창작은 학습의 결과물이며 독특함은 재능의 영역이라고 본다.
남들과 비슷한 글을 써내려가다 보면 자신만의 색깔이 묻어나기 마련이며
이것이 개성이 되고 더 나아가 언젠가는 수준 높은 필력을 갖게 되리라 믿는다.
혹시라도 나중에 글을 쓰는 즐거움을 알게 되었다면
이 글을 처음 읽었던 때를 떠올려보길 바란다.